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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와 식량대란

즐안산 2006. 5. 16. 18:04

 

    

경제위기와 식량대란

 

현재의 경제위기는 대량실업에 따른 생계위협, 주가 폭락, 부동산경기 위축, 중소기업의 대량부도 사태, 공안사범의 증가, 노사불안, 계층간 소득분배의 불균등 한 두가지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자칫하면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불안정과 혼란을 초래할지도 모를 위기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먹거리가 조금만이라도 부족하여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하거나 가격이 급등하였다면 지금의 위기상황은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을 런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전체 식량자급율은 26.7%에 불과하지만 지난해의 쌀 대풍으로 인하여 주곡의 수급에 별 문제가 없고 배추를 비롯한 주요 청과류의 안정적 수급으로 가격이 안정되어 있어 그런 데로 식량 및 식품파동은 겪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위기상황에 처해 있을수록 농산물 및 식품의 안정적 수급과 가격안정이 경제.사회안정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우리의 경제위기와 국내외 식량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도 언제 식량위기를 겪게될지 모르는 심각한 상황임을 깨닫게 된다. 현재의 IMF 경제위기상황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 하거나, 경제가 어렵다고 하여 농업부문의 투자를 소홀히 하거나, 또는 농지를 제대로 확보. 유지하지 못할 경우, 우리의 식량상황은 극도로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경제위기상황과 식량문제의 심각성을 식량안보라는 측면에서 논의하였다.


 
경제위기와 식량대란
경제위기가 극복되지 못할 경우 왜 식량대란이 우려되는가?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식량대란이 우려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첫째, IMF 경제위기에 따른 농업부문의 전반적인 위축이다.

환율의 상승으로 농자재 가격이 인상되어 농산물생산비 증가하고, 사료가격, 비료값, 농약대, 유류비등 재료비가 상승하게 되 며, 고금리 정책으로 축산업이나 시설원예등 비교적 자본 투입이 많은 업종들일수록 금리부담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6년 말 현재 농가호당 부채는 1,173만원 수준이며 1996년의 농가호수가 148만 호임을 감안할 때, 총 농가부채는 17조원 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금리가 10% 증가한다면 농가의 총 이자 부담액은 1조 7000억원이 증가하게 된다.

 

둘째, 재정긴축으로 농업구조개선사업에 차질이우려된다는 점이다.

당장 1998년으로 마무리하려던 구조개선사업도 차질이 예상되며, 뿐만 아니라 비료계정적자 원금 상환분, 영농, 영어, 양축 자금, 경지정리, 용수개발, 기계화경작로 확장 및 포장자금, R.P.C. 설치 지원자금, 농어민후계자, 전업농 지원자금, 조합경영 개선자금등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낮은 양곡자급율이다.

우리나라의 양곡자급율은 1965년 93.9%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996년에는 26.7%까지 줄어 들었다. 이와같은 추세는 옥 수수, 콩과 같은 사료용 작물의 자급도가 급격하게 감소한 데서 비롯된 현상으로, 옥수수의 자급도는 1965년 36.1%에서 1996 년에는 0.7%로, 콩 자급도는 1965년 100.0%에서 1996년에는 9.2%로 낮아 지는등 사료용 곡물의 자급도가 현저하게 감소하 는 현상을 보여 왔다. 그밖에도 밀의 자급율은 현재 0.38%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쌀의 자급도는 1965년 100.7%에서 다 소의 오르내림의 현상을 보이기는 하였지만 100% 내외에서 변동이 이루어지다가 1990년대 이후 쌀 재배면적의 감소현상과 더불어 서서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 1996년에는 89.5%의 자급도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넷째, 경지면적의 지속적 감소를 들 수 있다.

총경지면적은 1990년이후 매년 15-48천ha 씩 년평균 27천ha 가 감소하였으며 논경지면적은 1990년 이후 매년 10-61ha 씩 감소하여 년평균 28천 ha 가 감소하였다. 특히 1995년이후 최근에는 매년 평균 45천ha 가 감소하고 있다.

 

다섯째, 김포간척지의 끊임없는 용도 변경론이다.

농경지로 개발하기로 한 김포간척지에 대한 용도변경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김포 매립지를 지금에 와서 회 사가 어려우니까 용도를 변경하겠다(동아그룹측과 금융개혁위원회)는 것은 다음의 몇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도덕성 의 문제로서 동아그룹의 김포간척지 개발은 농지 조성을 위한 것이였으며 이는 정부와 국민에 대한 약속이였기 때문에 지금 에 와서 용도를 변경하려는 시도는 약속에 대한 위반이라는 점이다. 둘째, 한 국가의 식량안보는 한 기업의 경영부실과 맞바 꿀 수 없는 민족의 운명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이다. 김포간척지 개발 때문에 동아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이를 용도변경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농경지로서의 개발가능가능성과 수익성은 경영여하에 따라서 매우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동아그룹이 꼭 외자유치를 위하여 땅이 필요하다면 현재 9,600ha 의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미분양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수한 농경지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 추고 있는 김포간척지를 굳이 용도변경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 넷째, 주무 부처인 농림부가 용도변경불가를 확실시 하고 있 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또다른 부서에서 용도변경을 재론하려하는 것은 가뜩이나 정책의 혼선을 빗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동아를 살려야 한다면 김포간척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착아야 한다. 그밖에 도 서산간척지등과의 형평성 문제와 특혜시비 등을 들 수 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국가의 식량안보문제를 더욱 어렵 게 할 뿐이다.

 

여섯째, 주요 원료곡의 낮은 재고수준 때문이다.

현재 주요 원료곡의 재고가 대부분 적정재고 수준을 하회하고 있어 비상시 식량위기의 가능성이 높다. 밀의 경우 적정재고량 의 36일분에 불과한 22만 9천톤, 옥수수의 경우 44일분인 16만 3천톤, 그리고 콩은 19일분에 불과한 7만 5천에 불과하다.

 

일곱째, 국제 곡물시장의 과점적 구조라는 점이다.

국제곡물시장은 2-3개국이 수출을 주도하는 독과점적 성격을 띠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세계전체 수출물량의 약 75%를 미 국이 수출하고 있으며 콩은 약 74%, 그리고 밀은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곡인 자포니카계통의 쌀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호주, 이태리, 중국 등에 불과하다. 결국 국제농산물 시장은 미국에 의해 좌지 우지 될 수 밖에 없는 구 조를 가지고 있으며 독과점적 구조의 특성상 가격은 얼제던지 폭등할 우려가 있는 불안한 시장구조이다.

 

여덟째, 우리의 주식인 자포니카 쌀의 세계 총 생산량과 무역량은 세계전체 쌀 생산량 및 무역량의 10-11%에 부과한 thin market이라는 점이다.

이는 생산량이나 무역량이 조금만 변동하여도 가격변동이 극심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자포니카 쌀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호주, 중국정도에 불과하며 이들의 수출가능무량은 1996년 기준으로 약 227만톤으로서 이는 우리나라 총 생산량 520만톤의 약 43.6에 불과한 양이다. 따라서 만약 국내생산이 전혀 이루어 질 수 없는 상황이 발 생한다면 이들 국가들의 수출가능량을 모두 수입한다하더라도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그런데 앞으로도 자포니카 쌀 수출 국의 수출물량이 크게 증대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우리나라가 쌀이 부족할 경우 언제든지 수입할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아홉째, 불안한 세계식량수급 사정 및 전망 때문이다.

World Watch Institute는 1997년의 세계 곡물 재고량은 51일치 분에 불과하여 식량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21세기 는 세계적 식량난의 시대가 되어 사회적 정치적 불안과 심각한 갈등 우려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FAO는 농업생산증가가 60 년대에는 3%, 70년대에는 2.3%, 80년대 이후 90년대에는 2%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며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수입곡물량은 1 988-90년의 9천만톤에서 2020년경에는 약 1억8천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열번째, 냉혹한 국제사회의 현실이다.

미국은 세계곡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가로서 세계식량수급을 그들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나라이다. 동시에 농 산물을 수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농산물 생산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어 있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의 식 량안보나 식량자급이라는 개념이 그들에게 탐탁할리 없는 것이며 어떻게 해서든지 세계모든나라들의 농산물 시장을 개방해 야만 그들의 소수의 농민과 농산물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농산물 수출국들은 무역자유화를 통하 여 식량안보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식량 수입국에서 경제가 악화되거나 식량부족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 느 누구도 식량을 거저 갖다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역자유화를 통해 식량안보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강대국의 논리 일 뿐이다. 국제사회의 현실은 자기의 이익과 이해와 관련해서는 매우 냉혹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IMF 외환위기를 만났을 때 맹방이라던 미국조차도 무조건적으로 외화를 지원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한다. 작금의 IMF 경제위기 상황하에서 우리는 미국과 일본을 우리의 맹방이라고 믿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어려울 때면 언 제든지 팔장 걷어 부치고 무조건 도와주지는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들에게 뭔가 이득이 있어야만 그들도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이를 생각할 때 만약 우리가 식량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지금의 금융위 기보다도 몇 배의 사회적 혼란과 경제위기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특히 우리의 주식인 자포니카 쌀을 생산하고 있는 나라는 미 국과 중국등 일부 국가에 한정되어 있어 만약에 우리가 식량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이보다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